유난히 많은 꿈을 꿉니다. 대단한 악몽입니다. 벗어나는 길은 박차고 일어나는 길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묘卯한 시간에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묘시에 태어난 이유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시간에 저만의 ‘때’를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여명 무렵을 달릴 때 생각을 풀어내준 안양천과 G중학교 가는 길 생각숲의 신산한 선물을 잊지 않겠습니다. 돌아보니 등단부터 오늘까지 길목마다 지켜봐주신 전병호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등단의 관문을 통과하는 것 못지않게 문학적 열정으로 창작의 필연적 동기를 찾을 수 있기를, 독자인 어린이와 동심을 지닌 어른들에게 사랑받는 시인이 되기를, 먼 길 묵묵히 걸어가는 발걸음마다 꽃이 피어나기를 바라셨던 선생님의 믿음에 누가 되지 않게 흔들리지 않고 걸어가겠습니다.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에게 세상이 건넨 첫 배려는 ‘깍두기’였습니다. 그마저 버거워 다시 소외되었지만 그 ‘깍두기’는 한 아이를 시인으로 키워냈고, 대표작이라 할 만한 작품을 선물했습니다. 여기餘技를 부리거나, 여유가 있어서가 아닌 본격적인 문학 수업으로 동시조를 배웠지만 아직 뒤뚱거리는 ‘네 걸음’을 붙잡아주시고 새싹문학 젊은 작가상의 영예를 내어주신 (사)새싹회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빚어낸 것들과 그동안 거쳐온 아이 적의 삶에 묻어 있는 상처를 보듬는 일을 멈추지 않고 해내겠습니다. 그리하여 그때 그 아이가 아직 잘 지내고 있다고 세상에 전하겠습니다. 이 모든 일의 시작이 되시고 이제는 신화가 되신 사랑하는 부모님과 선물로 주신 유일한 울타리, 언니와 형부, 조카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신화와 같은 시간을 엮어내는 따뜻한 음유陰劉시인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