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짜, 뭐래?

 

  정민기(책벌레)

 

 

 

  모처럼 휴일이라
  놀이공원 가고 싶어서
  아빠를 졸랐더니,
  놀이공원에 간다는 거야
  신나서 방에서 준비하는데
  아빠가 얼른 놀이공원 가자는 거야
  거실로 나갔더니
  아빠가 글쎄, 나를 들고 빙빙 도는 거야
  어지럽다고 하자
  이 놀이기구는 어지러운 거라나
  뭐라나
  아이참, 속았다
  아빠가 으르렁거립니다
  아니,
  소 같다고

 

  아빠가 뭐라 하든?
  이건 놀이공원의 동물원이야
  사자 같니?
  그때였다 갑자기 주방 쪽에서
  뭔가 천천히 걸어온다
  히히히, 소름 끼치는
  소리까지 내면서
  손에는 주걱과 국자가 들려있다
  엄마, 그건 또 뭐야?
  놀이공원에 있는
  유령의 집이야
  아 진짜, 뭐래?

 

 

 

 

 

―지은 책으로 동시집 《우주인》, 시집 《낮달》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