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

 

  정민기(책벌레)

 

 

 

  평화의 소녀상을 보았어요
  살아 계신 할머니도 계시고
  하늘나라 가신 할머니도 계세요
  아물지 않은 상처를 좀 보세요
  의자에 앉아계시지만
  편안하지 않은
  저 평화의 소녀상,
  가까이 다가가서
  주먹 쥔 손 잡아주었어요
  앉은 자세로 맨발의 까치발을 하시고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강렬한 눈빛으로 들려주셨어요
  가끔 몸을 부르르 떠시는데
  그때를 기억하시는 것 같았어요
  살아계신 할머니께서
  평화의 소녀상을 쓰다듬고 계세요
  할머니들의 아픔을 기억할게요
  그리고 할머니, 언제나 사랑해요

 

 

  *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 문제의 피해를 상징하는 조각상이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우주인》, 시집 《낮달》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