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부리는 마술을 기다리며

조영수 동시집

『 마술』

청색종이( 2018,7)

동시집 한 권에 담긴 시가 모두 주옥같을 수는 없다.

아니, 주옥같기를 그런 욕심을 시인은 부리지 못한다.

그런 큰 욕심을 갖지 못하기에 시인이다.

이번에 출간한 조영수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에 실린 56편의 시는 대체로 맑고 선하고 아름답다. 시인이 욕심을 부리지 않았음에도(그렇게 느껴진다) 한 권의 동시집에 실린 시가 그런 느낌으로 다가오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시집의 시를 읽으면서 시인의 마음에 금방 동화되고 말았다.

큰 움직임이 아닌, 조용하고 가만가만한 몸짓 그러면서도 하고 싶은 말을

숨기지 않는 단단함 까지 열어 보인다.

<화제의 책>난에 많은 시를 소개할 수 없어 유감이다.

눈 한 귀퉁이에/눈곱보다 작은 샘//

그 조그만 샘에서/기쁠 때 눈물이/생글생글 고이지//

슬플 때 눈물이/ 펑펑 솟지//

아플 때 눈물이/ 철철 솟지//

샘의 시작이/출렁이는 마음에 닿아 있어/

두 손으로 가려도/ 막을 수 없지//

-‘눈물샘’ 전문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어 눈물샘을 다쳐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티비에 나온 분의 얘기다. 눈물샘, 슬퍼도 눈물을 흘리지 못하는 분의 절절한 아픔을 알 수 있을 듯 했다.

조영수시인은 눈물샘이 출렁이는 마음에 닿아 있다는, 그래서 눈물이 ‘펑펑’

‘철철’흐른다는 싯귀가 마음에 닿았다. 기쁠 때는 눈물이 ‘생글생글’ 고인다,는 표현에는 생글거리는 미소가 지어졌다.

일개미는 허리가 잘록해요

뚱뚱한 개미는 한 마리도 못 봤어요

-‘아무리 봐도’ 전문

짧은 동시가 주는 산뜻한 재미가 느껴진다.

많은 동시집이 시인의 ‘애씀’으로 세상에 나온다.

조용하지만 나직한 울림이 되어줄 귀한 시들. 그렇지만 크게 알려지지 못해 넓은 곳에 나아가지 못하는 시집들.

‘마술’부리듯 독자들에게 닿아가기를 기대한다.

(글, 정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