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이긴 돌고래 도전기

서향숙 동화 『날아라 돌고래!』 (2021.06.15.)

동시집 『연못에 놀러 온 빗방울』, 『땅속 거인』, 『바글바글 무지개 마트 』등을 통해 독특한 시세계를 구축해온 서향숙 시인이 동화집 『날아라 돌고래!』를 펴냈다.

조선일보 신춘문예(동시)와 새벗문학상(동화)을 통해 등단했고 동시와 동화에서 이미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그동안 시인이란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이다. 화제의 책으로 선정된 『날아라 돌고래!』는 그런 의미에서 시인이 쓴 동화로 다가온다.

시로 다 풀어내지 못한 시인이 마음에 진하게 남아있는 것은 어떤 이야기일까. 작품의 주인공은 친구들에게 따돌림당하는 특수아 수영이다. 아이들 사이의 따돌림과 폭력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사라지지 않는 현실에 작가는 주목하고 있다. 정상적인 아이도 아닌 특수아 수영이의 따돌림은 이 시대의 따돌림과 폭력이 얼마나 깊숙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더구나 수영이는 2학년이다. 작품에서 보듯 따돌림을 당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집요하다.

작가는 특수아 수영이에게 <수영>이라는 돌고래의 꿈을 심어주며 독려한다. 고통스러운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우선 자신과의 싸움이란 과제를 내 준 것이다. 다행히 수영을 잘했던 아빠를 닮은 수영이는 특수아임에도 수영하기에 적합한 몸이다. 엄마의 권유로 수영을 시작하고 돌고래처럼 수영을 잘하겠다고 다짐하며 열심을 다한다.

수영이의 수영 실력이 눈에 띄게 늘어나자 수영이를 시기하던 친구들은 더욱 수영을 괴롭히고 위험한 순간을 맞기도 한다. 끈질기게 괴롭히는 영찬이 때문에 수영장 타일 바닥에 넘어지며 크게 다친 것이다. 수영은 괴롭힘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영을 포기하겠다는 나약한 생각에 빠지기도 하지만 병석에 있다가 돌아가신 아빠와의 약속을 떠올리고 응원해준 유일한 친구 현서의 응원에 힘을 내어 다시 도전한다.

『날아라 돌고래!』는 특수아 수영이의 견디기 힘든 놀림과 돌고래가 되기 위한 도전이 쉬지 않고 이어진다. 친구들에게 “똥깨, 바보, 멍청이!”라는 끊임없는 놀림과 장애까지 이겨내며 어떻게 돌고래로 우뚝 솟을 수 있었는지, 서향숙은 특유의 시적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재능이 있어도 혼자 힘으로 그 재능을 꽃피우기란 쉽지 않다. 이 작품에서도 그 재능을 꽃피게 한 것은 가족과 친구와 선생님의 격려와 응원이었다. 수영이의 완벽한 변신은 그가 특수아라는 장애를 이기며 성취했기 때문에 더욱 돋보인다. (글· 송재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