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태우는 엄마

-임나라 동화 『밥 태우는 엄마』 시아북(2023.06.25.)

임나라 작가가 5년 만에 펴낸 동화집 <밥 태우는 엄마>를 소개한다.

<무화과 나무집>, <광덕 할머니의 꽃자리>, <남이의 징검다리>등의 동화집으로 필력을 주목 받았던 작가가 오랜만에 펴낸 새 책이다.

꽃도둑의 이상한 병, 분홍구름, 수리부엉이 등 열편의 주옥같은 동화마다 사람과 자연의 조화와 교감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표제작 ‘밥 태우는 엄마’는 아궁이에 불을 때서 고슬고슬 따순 밥을 해 주시던 엄마의 추억과 감사를 아이에게 다시 전하고 싶은 정성이 눈물겹게 스며있다.

수록작 중 ‘우리 함께 별을 만들자’는 엄마와 단 둘이 사는 미래의 이야기다.

엄마가 깊은 병이 들어 미래를 뉴질랜드에 사는 아빠한테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 떠나보내기 전 엄마는 미래와 함께 검은 기름 범벅이 된 태안 바닷가로 봉사활동을 간다.

엄마와 헤어져야 할 슬픔 속에 억지로 따라간 길이었지만, 우연히 버스 안 텔레비전에서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뉴질랜드 소녀 스텔라의 사연에 마음이 풀어지는 계기를 얻는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지는 몰라요. 하지만 스텔라는 행복하게 살 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슬프지만 뉴질랜드로 이민 보내려고 해요.”

스텔라의 눈이 푸른 별처럼 참 크고 맑아보였다.

‘스텔라야 나도 뉴질랜드로 가게 될 것 같아. 그곳에서 널 만날 수도 있겠지? 우리 함께 별을 만들자. 그 별을 높이 띄워 보자. 아마 그 별은 그리움의 별이 될 거야.’

미래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울고 있는 엄마의 손을 꼭 잡았다.

길지 않은 작품 속에 작가는 부모의 이혼에 따른 아이의 심리 변화와 사회봉사, 입양 등 다양한 사회 현상을 녹여내고 이해시키는 힘을 보여 준다.

또한 편편의 동화마다 간결하고 정제된 문장들이 사뭇 곱다. 더불어 독자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려는 다정한 진심이 읽혀진다.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들, 그 안에 숨은 작지만 소중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작가의 힘이 탁월하기 때문일까.

....(임나라 작가는)작품 하나하나 속에 사람 사는 냄새가 녹아 있고 자신이 천사 같은 생활을 하듯 힘들고 아픈 사람들을 위한 선물 같은 작품을 쓴다....

이 동화집에 붙인 김명수 시인의 추천사 일부를 옮겨 적으며 고개를 끄덕익게 된다. 서두르지 않고 오래오래 걸어갈 작가의 차기작을 기다리는 마음이기도 하다.

(글•백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