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두 마리가 아침을 먹는다

-이화주 동시집 『토끼 두 마리가 아침을 먹는다』 상상의힘(2022.12.10.)

이화주 시인(1948~ )은 198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여름밤」 당선과 《아동문학평론》에 「나뭇잎」추천으로 문단에 나온 역량 있는 여류 동시인이다. 『토끼 두 마리가 아침을 먹는다』는 시인의 아홉 번째 동시집이다.

시인은 시집 글머리 시인의 말에서 시인의 ‘동시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드러낸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건 사랑이고, 그 사랑의 증거는 눈물과 웃음이야. / 끝까지 그것을 지켜주는 것이 문학, 그중에서도 아동문학, 그중에서도 동시가 아닌가 해. 내 생각이야. / 동시와 친구가 되어 봐. / 네가 살아가는 어느 땐가 사랑을 잃어버리고 사막을 헤맬 때, 작은 우물을 찾아 줄 동시. / 마르지 않는 눈물 한 방울 네게 줄 동시, 그게 동시의 힘이야.’라고 설파한다.

엄마! / 우리 집에는 / 왜 문이 없어?//

우리 집에는 / 백 개도 넘는 문이 있단다./

온통 열려 있을 뿐이지.//

그 순간 / 사과꽃 향기가 / 노크도 없이 놀러 왔다. - 「아기 새와 둥지」 전문

개미와 사촌이었던 / 벌들이 어떻게 날개를 갖게 되었냐고? /

꿈을 이룬 거지. / 날개를 갖는 게 / 벌의 꿈이었거든.//

생각해봐. / 흙 묻은 발로 / 어떻게 꽃들을 찾아갈 수 있겠니? - 「벌들의 꿈」 전문

시인의 ‘동시에 대한 생각’이 그대로 드러난 작품이다. 시의 향기가 듬뿍 묻어난다. 그 시의 향기는 사랑에서 나온다는 것을 아기자기한 문답 형식으로 풀어낸다. 여류시인의 섬세한 감성이 모성애와 결합하여 서정의 결핍을 극복한 사랑의 시집이다. 아마도 이런 특성은 이 동시집을 읽는 대다수 동시인들이 우리 동시가 말초적인 감각이나 풋풋한 서정이 없는 삭막한 현상을 타개해야 한다는 이화주 시인의 생각에 공감할 것이다. 시인의 조용한 음성에 동시의 맑고 따뜻한 향기와 사랑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 좋다.

(글⦁이창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