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윤석중 문학상 심사소감

작품에 투영된 사랑과 배려, 삶과 밀착된 울림이 있는 동시

초심과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작품은 동시집 3권, 소년소설집 2권이었다. 그러나 예심에 올라온 10권의 후보 작품집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것은 이 땅에 역량 있는 아동문학가들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여 매우 고무적이었다.

최종심에 오른 다섯 권의 작품집에서 동시와 소년소설, 어느 쪽으로 결정하느냐도 장시간 논의를 하였다. 두 장르의 작품을 비교한다는 것은 매우 지난한 일이었지만, 심사위원들은 내재된 동심과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 동시가 비교 우위에 놓인다는 데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다음으로 3권의 동시집에 대해 논의를 하였다. 세 작품집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개성적이고 시적 완성도 또한 높았다. 그래서 심사위원들은 작품집 1권 씩 어떤 흠이 있는지 접근해 나갔다. 사실 최종적인 심사는 누가 더 흠이 적은가를 고르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이 창조한 것에는 완벽한 것은 없다. 다만 최선을 다한 것이 있을 뿐이다. 문학작품 또한 그러하다. 어떤 작품이든 약간의 흠은 있다. 독자들은 그 흠을 문학적 상상력과 감성으로 공간을 메꾸는 것이다. 어쩌면 이 흠은 흠이 아니라 독자들이 참여할 공간을 열어두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가장 흠이 적고 돋보인 김진광 씨의 『하느님, 참 힘드시겠다』를 심사위원 전원 일치로 결정하였다. 이 작품집은 무엇보다 작품 전편을 관류하는 사랑과 배려, 그리고 삶과 밀착된 동심이 시적 감성과 잘 어울렸다. 또한 사물에 접근하는 천진한 상상력과 참신함이 서정과 재치에 머무르지 않고 울림이 있었다. 예를 들면 모성적 사랑을 담은『지붕』, 사실적 동심을 그린『엄마의 탑』이 그것이다. 덧붙여 오랜 시력이 말해주는 안정된 이미지의 펼침과 절제된 시어의 부림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4부의 동요는 전체적인 동시의 흐름과 다소 유리되었으나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심사위원 하청호, 노원호, 이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