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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윤석중
문학상 심사소감
감동으로 이루어진 단편 동화의 정수
- 배익천 동화집『잠자는 고등어』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들은 동시집
3권, 동화집 3권으로 모두 여섯 권이었다.
후보작 모두가 상의 권위를 상징하듯 우리나라 아동문학을 대표할만한, 우수하고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어서 심사위원들은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여섯 권의 작품집에서 드러나는 두드러진 성향은 진지한
실험정신이었다. 서정, 서사를
막론하고 가급적 익숙함을 배제함으로써 참신한 작품세계를 열고자 하는 의욕과 패기에
찬 작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작품들이 대부분 우리
네 고유 전통의 탐구와 계승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작품의 성패를 떠나
우선 그 의식면에서 뿌듯한 신뢰감을 느끼게도 했다. 여타 장르와 마찬가지로 아동문학
발전 또한 기존의 일반화된
기법이나 작법만으로는 높은 성취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그러한 의식이나 방법적인 문제보다는
본질적으로 아동문학이 추
구해야할 기본적인 가치와 덕목에 대해 더 많이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할 수밖에
없었다. 성인문학과는
달리 아동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게 되는 아동문학 작품은
실험 또는 탐색 등등 어떠한 명목의 작업들이라 하더라도 그로 인해
사소하게나마 동심
에 누가 되는 문제점들이 파생된다면 이는 그 가정만으로도 결코 간과할 수가 없는 문제
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심사위원들은 많은 논란 끝에 아동문학이 어린이들에게 갚은 감동을 안겨주어야 하
는 언어 예술임을 전제로 하여 그 작품이
얼마만큼의 크기로 어린이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감동의 구조물인가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였다.
장시간
논의를 거친 끝에 심사위원들은 최종적으로 배익천 님의 동화집 『잠자는 고등어』
를 수상작으로 결정하는데 합의하였다.
『잠자는
고등어』는 거의 장편동화 일색인 요즘의 우리 출판계로서는 참 드물게 보는
단편동화집이다. 이 말은 거의 관심권에서 벗어난듯이 보이는
단편동화를 작자는 외면
하지 않고 꾸준히 써왔다는 반증이 되는 셈이기도 하다.
단편동화는 또 다르게 읽는 맛이 있다. 짧은 호흡
속에 긴 너울의 감동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단편동화이다. 『잠자는 고등어』는 바로 그러한 단편동화의 특성을 잘 드러
내고 있는
본보기가 될만한 작품집이다. 13편의 작품은 비록 단편들이긴 하나 장편동화
못지않게 작가 특유의 동화적 분위기를 잘 살리면서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를 매우 잘
소화시키고 있다. 때로는 용기를, 때로는 배려를, 때로는 사랑을 담아 편편마다 결코
작지 않은 울림을
던져준다.
특히 아름다운 마음으로 짙은 감동을 안겨주는 「감자밥」, 「빨간 원피스」, 「잠자는
고등어」 등은 삭막해져가는 우리
시대에 사회와 가정을 향해 던지는 작자의 강력한
메시지로서의 의미가 매우 크다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짧고도 탄탄한 구성과
아름다운 문장들, 그리고 매편에서 뿜어나오는 따뜻한 분위
기들은 동화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작품 하나하나의 주제 구현에 크게 기여하고 있어
작가의 능력을 새삼 높게 평가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좋은 작품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으신 배익천 님께 축하와 함께 경의를
표한다.
아울러 이 상 제정으로 우리나라 아동문학계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주신 (주)한국야쿠르트
에 깊은 감사를 드림과 동시에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심사위원 : 문삼석, 김학선,
노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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