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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윤석중
문학상 심사소감
짧은 시속의 긴 여운과 감동
- 문삼석 동시집 『흑염소는 까매서 똥도
까맣다』
제6회 윤석중문학상 후보로 추천된 작품집 중에서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집은 동시집
4권과 동화집 3권이었다. 11월 5일, 세 명의 심사위원은 새싹회 사무실에 모여 여러 차례 읽은 작품집을 놓고 진지한 합평회를 가졌다.
요즘 '작가는 많은데 작품은 없다'란 말을 자주 듣는다. 글을 쓰는 사람은 양적으로 많지만 그에 비해 주목할 만한 참신하고 뛰어난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또 그런 작품을 보기 힘들다는 말이다. 요즘은 글을 관심 있게 읽어주는 사람도 드물지만, 글을 쓰는 사람들도 글을 쉽게 쓰는 것
같다. 자신의 분신인 글을 세상에 내보는데 성의 없이 아무렇게나 내어놓는다면 그 글이 과연 사람들의 가슴을 움직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그런데 정말 다행한 것은 이번에 본심에 올라온 작품집들은 나름대로 특성이 있고 개성이 넘쳐 끝까지 읽는데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
동화를 보면, 오랫동안 자료를 수집하고 조사를 하고 직접 취재를 하는 등 만만치 않는 노력과 각고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이 가며,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려는 실험정신과 투철한 작가정신도 엿보였다. 그러나 특정한 주제로 이어쓰기를 하거나, 다른 매체에서 이미 소개된 적이 있는 이야기를
재구성하거나, 조명되지 않은 사건과 인물, 느슨한 긴장감 등이 신선미와 감동을 주는데 미흡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반면, 동시는 우리 주변에서
고통과 아픔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심적 변화를 잘 그리고 있으며, 주변 인물들의 시적묘사도 뛰어나고 사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삶에 대한 예리한
통찰, 그리고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담은 작품들이 있어서 동시를 읽는 즐거움이 상대적으로 컸다.
심사위원들의 오랜 논의 끝에 어린이들에게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동식물은 물론 사물의 보편적인 특징을 쉽고 재미있게 그리면서 특유의 짧은 동시를 계속 써온 문삼석 씨의 동시집
『흑염소는 까매서 똥도 까맣다』를 수상작으로 결정하는데 전원 합의했다. 『흑염소는 까매서 똥도 까맣다』에 나오는 시들은 짧다. 그러나 그 짧은
시속에 새로움과 엉뚱함이 들어있어서 읽으면 바로 웃음이 나오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러나 엉뚱하면서도 조금도 엉뚱하지 않은 것이 이번 수상
작품의 특징이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문삼석 씨께 다시 한번 축하를 드리며, 계속 좋은 작품으로 한국아동문학 발전에 기여하길 빈다.
심사위원 : 선
용(동시인)ㆍ이상배(동화작가)ㆍ송재찬(동화작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