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윤석중 문학상 심사소감

사물의 존재 의미를 들려주는 사랑의 시
- 신현득 동시집『몽당연필도 주소가 있다』

올해도 많은 작품집이 추천된 윤석중문학상 후보작 가운데 여러 날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작품은 동시집 4권과 동화집 4권 등 모두 8권이었다. 심사위원 3명은 11월 3일, 새싹회 사무실에서 각자 몇 번씩 읽은 작품집을 놓고 장시간 합평회를
가졌다.

근래, 동심으로 만나는 문학작품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다. 이는
세상 모든 것들의 순수하고 진솔한 삶을 함께 호흡하며 간직하고픈 욕구를 동심의 문학에서 교감하거나 공유하려는 정서적 만남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 같은 문학적 공간을 가볍게 여기고 쉽게 써서 발표하는 걸 종종 보게 된다. 작가가 열정과 정성 없이 성급히 작품을 내 놓는다면, 독자가 어찌 가슴을 열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렇지만 본선에 올라온 작품집들은 작품마다 담긴 생각과 색깔이 선명해서 끝까지 눈길을 떼지 못하였다. 동화에서는 우리 역사의 한 단면과 시대상을 그린 작품이 여럿 있었다. 양반과 천민 사이에 겪는 못 가진 자의 서러움 속에서도 당당히 헤쳐 나가는 꿋꿋함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일제 강점기 한 많은 생을 보낸 억울함이나 남과 북의 분단된 소용돌이 속에서 벌어지는 아픔과 고통의 현대사를 재조명한 구체적이고 생생한 이야기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 글은 검증을 위한 현장 조사와 사실 확인 같은 기록에 치우친 나머지 상황 전개의 긴장감이 좀 덜한 아쉬움이 있었다. 한편 동시는 소재가 다양하고 풍기는 맛이 정갈해서 비교적 상큼하고 따스했다. 시의 발상과 표현이 서로 보듬고 배려하는 나눔을 담고 있어서 훈훈하고 포근한 시적 분위기에 젖어들게 하였다.

진지한 논의 끝에 세상 작은 것들의 존재 의미를 평범하지 않게 그려낸 신현득 시인의 동시집『몽당연필도 주소가 있다』를 수상작으로 결정하는데 심사위원 전원이 의견을 모았다. 수상 작품은 ‘우주 속에 어울려 살아가는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사랑과 정겨운 동심으로 그려내었을 뿐 아니라, 상상의 힘으로 시의 세계를 보다 확대시켜내었다’는 점이 수상의 주된 원인이었다.

좋은 동시집으로 좋은 상을 수상하게 된 신현득 시인께 축하를 드리며, 앞으로도 ‘작은 거인’ 그 모습대로 우리나라 아동문학 발전에 앞장 서 주길 빈다.

심사위원 : 김완기(동시인)ㆍ김문홍(동화작가)ㆍ노원호(동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