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들의 유쾌한 사랑과 우정 쟁탈기

장성자 동화 『내 왼편에 서 줄래?』 (문학과지성사. 2019.3)

작품마다 깊은 감동과 신선함을 함께 선사해온 작가 장성자의 신간동화집이 나왔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한 이 작품집에는 총 네 편의 창작동화가 들어있다.

작가는 현실 속 아이들의 경쾌한 생활과 고백, 갈등과 화해를 심도 있게 풀어내 보여준다.

때로는 너무 좋아서, 때로는 너무 부끄러워서.... 실수할 대도 많지만 진심만은 알아주길 바라는 아이들의 솔직한 고백.

다양한 소통 방식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 가는 신세대 아이들의 일상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단세포 생물」, 「다시 0일」, 「내 왼편에 서 줄래?」, 「단톡방」.

제목에서 예감되듯 네 편의 동화에는 이른 사춘기를 겪어내는 아이들의 다양한 사연이 담겨있다. 그 중 표제작인 「내 왼편에 서 줄래?」는 한 쪽 귀가 들리지 않는 준재를 통해 독자에게 질문과 해답을 함께 보낸다.

이번에 다행히 얼굴도 아는 현지가 짝인데다 준재가 현지의 오른쪽에 앉게 되어 출발이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갑자기 정훈이가 눈이 나쁘다며 자리를 옮겨 달라는 바람에 준재는 영석이의 왼쪽에 앉게 된다. 준재의 속사정을 모르는 영석이는 스스럼없이 대한다. 준재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영석이에게 털어놓을 수 있을까?

....

선생님, 저는 오른쪽 귀가 아예 안 들려요. 제 왼쪽에 짝이 앉게 해 주세요.

마음속에서 술술 나왔던 말, 준재는 결국 이 말을 하지 못했다.

엄마 아빠도 이해하지 못하는 준재의 불편함은 쉽게 내색할 수 없는 외로움이며 갈등이다.

남 앞에서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문득 용감해지기도 하고, 솔직했던 일에 잠시 후회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공감할 만하다.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에게만 집중했던 에너지를 친구에게 나눠 쏟으며 성장의 발걸음을 한 걸음 더 내딛게 한다.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니?”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니?”

그 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 너.

하고 싶지만 그러지 않는 너.

어느 순간에 있더라도 나는 너를 응원할게.

네가 얼마나 많이 고민하는지 아니까.

작가는 책머리에서 이렇게 따뜻한 응원을 보낸다.

마해송 문학상 수상작품 <모르는 아이> 등의 수작으로 이미 감동과 서사를 함께 선물한 바 있는 작가의 단단한 글힘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백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