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

이경순 중학년 동화『똘복이가 돌아왔다』(마주별 2020.01)

「똘복이가 돌아왔다」는 펫로스 증후군이라는 조금은 어두운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죽은 강아지가 돌아왔다는 흥미로운 설정과 수호와 똘복이를 비롯한 밝고 생동감 넘치는 등장인물들이 이야기를 경쾌하게 이끌어 갑니다.

이 동화를 쓴 작가도 키우던 개를 사고로 잃고 여러 달 동안 ‘펫로스 증후군’을 겪었다 합니다. 그래서인지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운 감정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주인공이 똘복이의 사고로 인한 죽음을 자기 탓으로 여기며 힘들어 하는 장면이나, 똘복이를 두고 가족 여행을 간 것을 후회하는 장면처럼 이야기 곳곳에 작가의 실제 감정과 경험이 녹아 있지요. 그 때문에 현실감이 더욱 살아나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수호가 반려견 똘복이를 잃어버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똘복이도 자신이 죽은 상황에 잘 적응하지 못합니다. 똘복이는 자신도 죽은 건 처음이라 무섭고 두렵다며 울먹입니다. 아무도 자신을 보지 못해 세상에 혼자 있는 것처럼 외롭다고도 말하지요. 작가는 똘복이의 입을 통해 동물의 감정도 인간과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합니다.

서로 붙들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수호는 물론이고 똘복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진짜 이별을 준비하는 수호와 똘복이의 모습에 마음이 짠하기도 합니다.

“인사하고 마음의 준비를 한다고 덜 아픈 것도 아니야. 시간이 약이라고. 억지로 붙잡아 봐야 서로 힘만 더 드는 것이다. 너를 위해서나 똘복이를 위해서나 이제는 보내 주는 게 옳아.”

할머니의 말에 한바탕 울고 나서야, 수호는 비로소 똘복이가 없는 현실을 받아들입니다.

‘똘복이가 살았을 때 사랑을 듬뿍 주었으니 똘복이도 행복했을 거야’

라는 할머니의 말을 생각하며 미안함과 죄책감에서도 벗어나지요.

수호를 놀리기만 하여 못 된 대마왕인 줄 생각했던 규태가 양고기 간식을 사 주었을 때, ‘규태도 괜찮은 친구’ 라고 생각했지요. 수호와 짝꿍 하기 싫다고 자리를 옮겼던 지혜도 키우던 고슴도치 밤송이를 떠나보내고 슬픔에 잠겨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할머니의 말인 ‘밤송이도 살았을 적에 너와 함께해서 행복했을 거야’ 라고 말해 줍니다.

주인공이 친구들과의 화해의 방법도 깨달아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지지와 존중, 배려도 필요합니다. 할머니에게서 수호로, 수호에게서 다시 지혜에게로 전해진 이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가 반려동물과 이별의 아픔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필요하지요. 그리고 아픈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글. 김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