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이미지와 상상력이 가득한 동시집

-고윤자 동시집 『우주의 말』 가꿈(2022.11.11.)

지난 가을, 새로운 동시집을 여러 권 받았다. 같은 동시인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동시단의 활력을 보여주는 것 같아 기쁨이 가득했다. 그 가운데 고윤자 동시집 『우주의 말』을 눈여겨보게 되었다. 화려하지 않으면서 동심의 세계를 놓치지 않은 시적 감성과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들이 시의 맛을 더해주고 있었다. 또한 선명한 이미지가 주독자인 어린이들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 뒤편 윤삼현 시인의 해설에서도 ‘이 시집의 동심 언어는 맛깔난 고소함을 다양한 만두 속의 소처럼 숨겨 놓고 있어서, 시를 들여다보는 흥분과 기대를 갖게 하는 요소가 강하게 풍긴다.’고 했다. 이처럼 이 동시집은 읽을수록 자꾸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을 갖게 한다.

이 세상에 보낼 때/

하느님은/ 우주의 말/

한마디씩 선물로 주나 보다//

짹짹/멍멍/야옹/음메/뻐꾹……//

내 동생도/응애~/

우주의 말 한 마디/받아 왔나 보다

-「우주의 말」 전문

이 작품은 동시집의 표제작이다. 상상의 날개를 펄럭이게 하는 우주의 세계를 끌어들인 것이다. 새 소리, 동물들의 소리를 우주의 말이라고 상상한 것이 이 시를 살리고 있다. 특히 끝 연에서 동생의 울음소리 ‘응애~’도 우주의 말이라고 상상하여 앞의 연과 관계를 맺은 것이 시적 묘미를 더해주고 있다.

나는/어부바가 좋아요//

엄마 심장 가까이/콩닥콩닥/함께 숨 쉴 수 있어서//

엄마 귀에 사알짝~/

“사랑해요”/속삭일 수 있어서//

난/어부바가 좋아요.

-「어부바」 전문

‘어부바’는 말을 배우기 시작한 어린 아이들이 흔히 쓰는 말이다.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시 전체에 담겨 있는 이미지가 따뜻함을 안겨준다. 어부바를 하면 엄마와 함께 숨 쉴 수도 있고, ‘사랑해요’하면서 엄마와 속삭일 수도 있다는 시적 이미지가 상황을 새롭게 만든다. 즉 ‘어부바’에 담긴 이미지를 간명하게 드러낸 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 동시집에는 아이들의 마음,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시의 세계를 순수하게 그려낸 작품들이 많다.

이처럼 이 동시집 『우주의 말』에는 상상력을 바탕에 깔고 선명한 이미지를 담고 있어서 독자들의 마음을 충분히 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글•노원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