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게 하기로 동시의 미학적 가치 높여

-김금래 동시집 『우주보다 큰 아이』국민서관(2023.2.17.)

김금래 시인의 동시집 『우주보다 큰 아이』를 상반기 화제의 책으로 올린다. 김금래 시인은 2004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사과의 문」이 당선되어 지금까지 『큰 바위 아저씨』 『꽃 피는 보푸라기』에 이어 『우주보다 큰 아이』 등, 이렇게 3 권의 동시집을 냈다. 우리말에 ‘낯익다’와 ‘낯설다’ 라는 말이 있다. 낯익다 라는 말이 강의 이쪽에 있는 말이라면 낯설다 라는 말은 강의 저쪽에 있는 말이다. 앞의 말이 땅의 말이라면 뒤의 말은 하늘의 말이다. 어리석은 질문이겠지만 이 두 말 가운데 시인은 어떤 말을 좋아할까. 당연히 시인들은 낯설다 라는 말을 훨씬 더 크게 좋아할 것이다. 대체로 낯익은 말은 일상어로 상식적인 반면에 낯선 말은 시의 언어로 창조적인 말이다. 낯익은 언어로 시를 쓰면 신비감이 떨어지고 따라 시를 읽는 쾌감이나 감동이 크지 않다. 김금래 시인처럼 낯선 말로 시를 쓰면 시의 주목성이 매우 높아지고 개성적인 시의 이미지를 창조할 수 있다. 낯설게 하기로 시의 이미지를 신선하게 드러낸 시가 있다. 「귤」과 「반딧불이」다. ‘껍질은 / 손으로 살살 벗겨 주세요 // 속도 / 미리 나눠 놓았어요 // 난 / 칼이 싫거든요.’ (귤 전문)‘밤길을 날아가요 // 이마에 불을 켜면 / 앞이 환할 텐데 // 옆구리에 불을 켜면 / 옆이 환할 텐데 // 꽁무니에 불을 켜고 / 반짝반작 날아가요 // 지나온 길 환하라고.’ (반딧불이 전문) 속이 시원한 생수다. 이렇게 마음을 청량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의 힘일까. 그것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사물이나 상황의 낯설게 하기다. 시인은 낯선 발상과 단순 명쾌한 시어로 귤과 반딧불이라는 사물의 존재를 다시 한 번 새롭게 인식하게 한다. 시인의 창의성이 놀랍기만 하다. 사물에 대한 깊은 통찰과 새롭게 생각하기에 대한 시인만의 노력의 결과라 하겠다. 김금래 시인은 『우주보다 큰 아이』에서 낯설게 하기로 동시의 예술성과 미학적 가치를 크게 높이고 있다.

(글•이창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