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성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

-소중애 동화집 『울음방』 거북이 북스(2023.8.25.)

『짜증방』, 『엄마는 미어캣』, 『요코할바는 내 제자』 등 다양한 작품으로 어린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소중애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기묘한 방 이야기 『짜증방』에 이어 『울음방』을 내놓았다.

소중애 개인 통산 200권째인 이 작품집은 동화작가 소중애가 얼마나 개성 넘치는 이 시대의 동화 작가인지를 부족함 없이 보여준다.

울음방. 당연히 울보 아이를 내 세운 이야기, 뻔한 서사하고 단정하겠지만 작품은 단순하지 않고 이 시대의 아이들의 숨겨진 삶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아이답게 사는 게 어떤 것인지, 더 나아가 인간의 참다운 삶이 어떤 삶인지를 진지하는 묻는 의미 있는 작품집이다.

이야기 곳곳에서 만나는 작가의 재치 있는 작명, 현실감 넘치는 대화 등은 읽는 맛을 더해 주고 소중애 특유의 유쾌함으로 단숨에 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툭하면 울음을 터뜨려 문제를 해결하려는 다희. 엄마가 없으면 냉장고를 열어 음식을 꺼내 먹는 것조차도 못하는 아이다. 방학이 시작되던 날 엄마가 차 사고로 다쳐서 병원에 입원을 했지만 걱정 보다는 예정했던 하와이 방학여행이 취소되고 엄마 없이 생활해야 하는 불편함으로 오히려 짜증을 내며 어쩔 줄 몰라 한다. 어쩔 수 없이 가장 싫어하는 어른인 할머니랑 지낼 수밖에 없는데 자포자기하는 맘으로 초등학교 교사인 이모를 따라 체험장에 간다. 감자 캐기, 옥수수 따기, 나무집짓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또래 아이들은 재미있게 어울려 지내는데 다희는 여전히 모든 게 짜증스러워 외톨이가 되고 만다.

외톨이가 되어 만난 것은 번데기 모양의 집안에 있는 비밀스러운 방, 울음방이다.

누가 저런 방에 들어가냐고 했던 아이들은 하나 둘 비밀스럽게 울음방으로 뛰어 들어가 자신의 마음을 울음으로 털어놓는데 다희 역시 울음방으로 들어가 외로움을 울음으로 풀어내려 한다. 그런데 울음방은 단순한 울음방이 아니었다. 울면서 보게 되는 벽의 영상들은 다희가 왜 우는 지를 재현해 주는 기이한 방이었다.

울음방을 판타지의 방으로 꾸며낸 작가는 울음을 참으며 살아야 하는 인생의 고된 여정과 왜 울음을 참으며 살아야 하는 지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

울음방에서 다희는 할머니가 들려주던 울음방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 사람은 누구나 가슴에 울음방이 있지. 나는 긴 세월 그 울음방을 열지 않고 살아왔어….”

단순한 울음 이야기가 아니라 울면서 성장하는 아이들의 속 깊은 이야기이다.

(글•송재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