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길가에서 본 민달팽이

사람들 사이를 꿈틀꿈틀 기어 다니는 민달팽이

행여라도 누가 밟아버릴까 봐 조심조심 주워서 나의 작은 손에 살짝 올려 놓아둔다.

그리고는 작게 속삭인다.

“괜찮아?”

그리고는 아무도 없는

한 작은 공원에 있는

큰 미루나무 옆 풀 속에 내려놓으며 또 속삭인다.

“꼭 잃어버린 너의 집을 찾아.”

달팽이가 간 뒤에도 나는 미루나무 옆 풀 속을 빤히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