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 드디어 백만 원이 모였다!”
설날 받은 세뱃돈을 통장에 넣고 보니 드디어 지금 백만 원이 채워졌다.
나는 갑부가 된 것처럼 뿌듯했다.
이 백만 원은 추석 때 친척들이 모였을 때 이모, 할머니, 이모부로부터 받은 것을 차곡차곡 모은 것이다. 그리고 설날에도 일일이 친척 집에 찾아가서 세배해서 세뱃돈으로 받은 용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저축해서 이렇게 큰돈이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좀 흘렀다. 나는 통장의 백만 원이라는 숫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다. 어느 날, 나는 또 통장을 확인해 보려고 통장을 찾았다. 금액을 확인하는데 잔액이 천 원 남아 있었다. 나는 너무 당황해서 퇴근하신 아빠에게
“아빠,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라며 따지듯이 물었다.
아빠는 아무렇지도 않게
“내가 좀 썼어.”라고 말했다.
아무리 아빠지만 나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한숨이 나왔다. 힘들게 모았던 돈을 아빠가 한순간에 써버렸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었다.
“아빠, 원래대로 만들어 놔요!”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하지만 아빠는 나중에 준다며 태연하게 말했다.
나는 포기하지 않고 아빠에게 계속 언제 줄 거냐며 백만 원을 노래하다시피 달라고 했다.
며칠 뒤 아빠는 마지못해 칠십만 원을 통장에 넣어 주셨다. 나는 왜 백만 원이 아닌 칠십만 원만 주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왜 백만 원이 아닌, 칠십만 원밖에 넣어 주지 않았냐고 따졌다. 하지만 아빠는 어차피 백만 원중에 아빠가 준 돈도 있다고 하며 나머지 삼십만 원을 주지 않았다.
아빠가 금쪽같은 내 돈 삼십만 원을 떼먹은 것 같다. 백만 원 중에 아빠가 준 게 있다 하더라도 이미 내 것인데 이렇게 얼렁뚱땅 말해도 되는 걸까?
나는 아빠의 이런 태도를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삼십만 원은 주지 않으려는 작전 같다. 이때는 내가 포기하는 게 현명한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