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절대로,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선생님이 있다. 이 선생님은 나에게 특별한 선생님이다. 친구들은 나의 이런 선생님 얘기하면 깜짝 놀란다. 한번은 논술학원에서 나의 특별한 선생님 얘기를 했더니 논술 선생님께서 깜짝 놀라면서 나를 부러워하셨다. 그러면서 이런 경우는 드문 경우고 그런 나를 행복한 아이라고까지 하셨다.
이 특별한 선생님이 누구냐면, 바로 나의 할머니다. 내 할머니는 피아노를 좋아하신다. 그래서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으로 하셨고, 피아노 학원을 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나이가 드셔서 학원을 그만두고 집에서 가끔씩 치시거나 성당에서 반주를 하신다. 이런 할머니가 나의 피아노 선생님이 된 것이다. 현재 나는 할머니의 유일한 제자이다.
할머니가 내 피아노를 가르친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가끔씩 내게 피아노를 가르쳐 주셨다.
“피아노를 치면서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는 건 생활에 도움이 돼.”
이렇게 말씀하시더니 아예 나의 피아노 선생님 되셨다. 그러니까 나는 정해진 시간에 꼭 가서 정해진 시간 피아노를 쳐야 한다. 이건 나와 할머니가 피아노 선생님과 제자가 되기로 약속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많이 좋아하지 않았다. 피아노 치기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냥 피아노 치러 다니게 되었다.
할머니가 내 잊을 수 없는 선생님인 이유는 엄마, 아빠보다 더 내게 잘해주시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가 주지 않는 용돈도 주시고 일찍 가면 자유 시간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는 공짜로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나는 그런 엄마가 구두쇠라고 생각했다. 또, 할머니는 나에게 맛있는 음식도 해 주신다. 가끔은 내가 원하는 치킨, 피자, 햄버거 등도 사 주신다. 제일 좋은 점은 과자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꼭 피아노를 배우러 가기보다 할머니 보러 간다.
그런데 지금은 피아노를 치러 할머니 집으로 가는 게 영 좋지 않다. 왜냐면 요즘 피아노가 너무 싫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피아노를 끊고 싶어도 끊을 수가 없다. 왜냐면 엄마에게 말하고 싶지만 말하면 할머니가 속상해할 것 같다. 그래서 말 안 하려고 하면서도 말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만약 끊는다면 나로서는 좋을 것 같다. 왜냐면 토요일 아침이 한가해지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평일 날 내가 다른 학원으로 바빠지면서 토요일 오전으로 시간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처음에는 귀찮지만, 막상 할머니, 나의 특별한 선생님을 만나면 너무 좋다. 날 반겨주는 할머니를 만나면 다른 걱정이 사라진다. 그리고 덤으로 내가 오면 주려고 준비해 둔 맛있는 간식을 먹을 때면 너무나 행복하다. 할머니도 아실 거다. 내가 피아노에 소질이 없고 귀찮아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면서 어쩌면 모른 척하실 거다. 나도 할머니도 서로 만나는 걸 좋아한다는 것을 아실 거니까.
나와 할머니가 선생님과 제자로 언제까지 할지 모르지만 만나는 동안 나는 즐길 거다.
“할머니, 나의 특별한 선생님! 손자 제자 괜찮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