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윤석중 문학상 심사소감

원로 작가의 원숙함과 따뜻한 시선으로 이끌어낸 이야기의 힘

김영자 장편동화 『와아! 너 현석이 맞니?』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작품은 동시집 2권과 동화집 2권, 청소년 소설 1권이었다.

본심에 오른 다섯 권의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평을 나누는 과정에서 장르가 다른 동시, 동화의 수평 비교가 어렵다는 진지한 논의가 먼저 있었고 한 권 한 권 세부적인 감상과 함께 우리 아동문학의 현주소에 대한 고민과 나아갈 방향, 본심에 오른 작가들의 역량과 그동안의 성취 등 논의의 폭을 넓혀 나갔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중 자연스럽게 남은 것은 김영자의 장편 동화 『와아! 너 현석이 맞니?』이다.

제14회 윤석중 문학상 수상작 『와아! 너 현석이 맞니?』는 왜소하고 병약한 데다 아토피 피부염으로 ‘부스럼쟁이’라고 놀림받는 4학년 현석이가 여름 방학 동안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는 농촌에 살면서 건강은 물론 자신감을 얻게 된다는 현석이의 시골 생활기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보여주는 가족의 힘, 새로 사귄 농촌 친구들이 전해주는 때 묻지 않은 동심의 긍정적인 에너지, 자연이 키워낸 음식들이 선물하는 몸의 변화를 스스로 느끼며 어린이다운 자신감을 얻는 주인공의 모습을 작가는 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그리고 있다. 아이들을 사랑하며 60년 동안 동화를 써온 노작가의 원숙함에 진정성이 더해지며 작가만의 독특한 빛깔로 완결해낸 솜씨가 돋보였다.

아토피의 자연 치유력과 때 묻지 않은 시골 아이들과의 순수한 우정을 통해, 어린이 다움을 회복하는 이야기는 동화문학에서 새롭지 않은 주제이고 소재이다. 그러나 『와아! 너 현석이 맞니?』는 노작가 특유의 원숙함과 따뜻한 시선으로 이야기의 힘을 새롭게 이끌어낸 작품이다.

잘 읽히는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서사를 끌고 가는 『와아! 너 현석이 맞니?』는 여유와 관록을 보여주며 현역 동화작가로서의 건재함을 보여준 작품이란 평가를 끌어내며 심사위원들은 별다른 이견없이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심사평: 송재찬)

심사위원: 정두리(동시인), 송재찬(동화작가), 김은희(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