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새싹문학젊은작가상 심사소감

상상력과 반전이 돋보이는 동화

‘젊은 작가’라는 말은 듣기만 해도 상큼함이 묻어납니다.

그러니 젊은 작가가 쓴 작품에서 이른 봄의 풀 향기, 꽃 향기가 나겠거니, 하면서 작품집을 읽어나갔습니다. 하지만 모든 작품이 다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젊은 작가다운 신선함이나 재치있는 작품보다는 기성작가들의 작품과 별반 다르지 않은 ‘늙은’작품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 김리온의 <반짝반짝 신발 창고의 하얀 유령>은 읽자마자 단숨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발도 없으면서 신발을 좋아하는 춤 선생 뱀 샥샥이라니요!

나는 작가가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가나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빤짝빤짝 신발 대방출 세일’에 갔다가 그만 창고에 갇힌 샥샥이는 온갖 신발에 매료돼 그곳에서 지내게 됩니다. 춤 선생답게 흔들흔들, 살랑살랑 춤을 추면서요. 그러다가 하얀 유령이 나타났다는 소문도 듣고요.

그러다가 샥샥이는 우연히 신발공장 트럭을 몰래 타곤 신발 공장으로 가서 놀라운 장면을 목격합니다. 주민들이 좋은 신발을 사 신기 위해 그토록 신발 만드는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는 걸 말입니다.

그 순간 샥샥이는 깨닫게 됩니다. 왜 모두 신발을 신고 다녀야 하는가? 왜 우리는 신발을 벗지 못하는가, 왜 우리는 모두 획일적인 사고의 틀에 갇혀야 하는가 하는 생각들을.

그렇습니다. 우리는 늘 삶의 공식, 틀을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살지요.

샥샥이가 ‘신발을 신고 다니시오’라는 팻말을 ‘신발을 벗고 다니시오’로 바꾸는 장면에선 속으로 쾌재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샥샥이가 우리의 틀을 깨고 새로운 세상, 자주적인 삶으로 나아가는 길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맨발에 신발 페인팅을 해주는 샥샥이를 보며, 그 틀을 깨고 나오면 얼마나 자유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젊은 작가답게 젊은 시각으로 써내려간 작품을 젊은 작가 상으로 선정하는데 어떤 망설임도 없었던 이유입니다. (심사평: 이규희)

심사위원: 노원호(동시인), 이규희(동화작가), 백승자(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