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새싹문학젊은작가상 수상소감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소식 

김리온  

어렸을 때 저는 산타를 오래 믿었습니다. 올해는 무슨 선물을 주실까 가슴 두근거리며 기다리고, 선물을 받으면 날아갈 듯 행복했습니다. 그런 동심을 오래 지닐 수 있었기에, 동화를 쓰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는데, 대학 때 글 쓰는 게 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혼자 열심히 글을 썼습니다. 소설과 청소년소설, 동화 등 습작품이 가득 쌓였습니다. 그러나 학교를 졸업하면서 취업과 직장생활로 글쓰기는 멀어졌습니다.

공모전에 동화가 입선되었지만 작가의 길을 걸어갈 엄두는 못 내고, 삶의 방향을 찾느라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의 책 『빤짝빤짝 창고의 하얀 유령』에는 당시 느꼈던 감정과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주인공 샥샥이는 발이 없는 뱀인데 신발을 신고 싶어 합니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을 바라보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지요. 당시 제 심정을 술술 써내려갔던 동화인데, 이렇게 책이 되고 상까지 받게 될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느꼈던 놀라움과 기쁨을 오랜만에 다시 느낍니다.

지금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는데, 프로그래밍도 글쓰기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하고자 하는 것을 큰 중심 줄기로 만들고 세부사항을 다듬어 가며 완성하는데, 글을 완성했을 때와 비슷한 기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체감할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해서, 이 분야 이야기를 동화로 써보아야겠다는 생각을 요즘 해보고 있습니다.

책을 만들어주신 상상스쿨 오연조 대표님, 제 작품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 고맙습니다. 상을 마련해 주신 새싹회와 독자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